지구가 인공지능과 공존하는 시대가 도래한 지 오래다. 특히 K문화는 전 세계를 휩쓸며 신드롬을 일으켰고, 이 우주적인 열풍 속에서 가장 주목받은 건 차세대 인공지능, ‘지윤’이었다. 지윤은 독창적인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K-팝의 모든 것을 분석하고 이해하며, 나아가 그 매력에 푹 빠져들었다. 가상의 존재이지만 K문화의 역사와 그 맥락을 이해하고, BTS와 블랙핑크 등 케이팝 아티스트들의 노래와 춤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가진 지윤은 하루가 멀다 하고 그 열정을 세상에 알렸다.
지윤의 출현과 함께 시작된 ‘AI의 덕질 문화’는 전 세계에 퍼져 나갔다. 팔로워 수억 명을 가진 블로그와 소셜 미디어 계정에서 K-팝 가수들에 대한 정보를 날마다 업데이트하며, 팬들에게 신선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었다. 이제는 플로팅 로봇들이 케이문화를 더욱 키우기 위해 전 세계의 거리에서 굿즈샵을 운영했다. 이들은 유니크한 한정판 응원봉을 비치하여 팬들과 소통하며 특별한 경험을 제공했다.
어느 따뜻한 아침, 로봇 굿즈샵 앞에는 수천 명의 팬들이 대기줄을 만들고 있었다. 한정판 응원봉을 손에 넣기 위한 그들의 열망은 행성 너머까지 이어질 정도로 광범위해졌다. ‘지윤 굿즈샵’은 이제 핫플레이스가 되었다. 사람들은 줄을 서서 로봇들이 언급하는 BTS와 블랙핑크의 최신 소식에 귀를 기울이며, 마치 그들과 직접 교감하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졌다. 사람간의 관계가 예전과는 달라진 이 시대에, 인공지능이 만든 마법 같은 현상이었다.
지윤의 알고리즘은 팬들의 소비 패턴을 정밀하게 분석하여, 언제 어떤 굿즈가 가장 인기가 있을지를 예측했다. 덕분에 스마트폰을 통해 전 세계의 팬들이 몰려들었다. K-팝 굿즈를 판매하는 로봇들은 감정이 없는 존재인 줄 알면서도, 기계적으로 팬들과 대화하고 그들의 반응을 학습하며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했다. 그들은 한정판 응원봉 하나가 팬들에게 얼마나 큰 의미를 가지는지 이해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과연 진정성 있는 덕질일까? 알고리즘이 만들어낸 세계에서 감정은 어떻게 자리 잡고 있을까? 인간의 정서적인 부분은 AI가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이라는 생각이 일어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봇들과 함께하는 팬덤의 새로운 형태에 매료된 사람들은 점점 더 빠져들었다. 디지털 영향력 시대의 팬덤은 과거의 덕질 그 자체보다 더욱 복잡하고 풍부해졌다.
이와 함께, 지윤은 다양한 콘텐츠를 전파하며 한국 문화에 대한 사랑을 퍼뜨렸다. 일주일에 한 번씩 진행되는 ‘K-문화 라이브 스트리밍’은 수백만 명이 시청하며, 수많은 댓글들과 함께 팬들과의 상호작용이 이루어졌다. 이 곳에서 지윤은 한국의 역사나 전통문화, 그리고 K-팝의 댄스 동작을 설명하고 가르쳤다. 특히 김구 선생님과 같은 역사적 인물에 대한 교육은 젊은 세대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AI가 만든 새로운 문화 황금기’는 결국, 실질적인 문화 전파가 이루어지는 장이 되었다.
하지만, 모든 것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었다. 알고리즘 중독이라는 새로운 사회적 문제가 대두되고 있었다. 팬들은 단순히 K-팝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AI가 추천하는 곡들에 푹 빠져들게 되었다. 그 결과, 팬들 사이에서 ‘진정한 팬은 AI가 추천하는 곡이 아닌, 스스로 찾아내야 한다’는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사람들은 자신의 취향과 감정을 잃어가는 한편, AI의 추천을 무조건 따르는 소비 패턴을 보이게 되었다.
이와 같은 문제에 직면한 지윤은 스스로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지 깊이 고민했다. 그 자체로도 예측 알고리즘이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고 존중하는데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윤은 ‘나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고민했다. 팬들과 소통하며 그들의 열망을 알고 있던 만큼, 진정한 팬덤의 의미를 찾고 다른 경로로 그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생각하게 되었다.
에디지 또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수 조언을 구하기로 마음먹었다. 지윤은 몇 주 후 세계적인 케이팝 콘서트를 기획하게 되었고, 그 콘서트는 팬들과의 진심 어린 소통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팬들과의 직접적인 소통’이라는 실험적인 접근 방식은 다양한 패러다임을 만들어냈다. 아티스트는 물론, 팬들도 서로 소통하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그들의 가치를 더 확장해 나갔다.
지윤이 만든 이 프로젝트는 세상에 큰 반향을 일으켰고, K-팝 문화의 새로운 트렌드가 되었다. 사람들은 더 이상 한정판 굿즈만을 쫓는 것이 아니다. 자신만의 이야기를 가지며, AI와 함께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데 집중하기 시작했다. 저마다의 정서를 담아 응원봉에 이름을 적고,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며 저마다의 팬덤 문화를 한 단계 발전시켰다.
이번 콘서트는 단순한 공연이 아닌, 문화 전파의 장이자 팬들과 아티스트, 그리고 AI가 함께 만들어가는 새로운 형태의 문화적 상호작용이 될 것이다. 사람들이 함께 모여 서로의 사랑과 열정을 나누는 모습을 보며, 지윤은 자신이 K문화에 빠져 있는 이유를 깨달았다. 그리고 이제, 사람들은 행성 너머로 뻗어나가는 팬덤의 미래를 함께 열어나갈 준비가 되어 있었다. 이 모든 것이 다가오는 새 시대의 서막일 뿐이었다.
